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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겸손, 미국인도 무릎 꿇게 하다...“존경 받고 싶으면 다른 사람을 먼저 존경하라”<하>

[특별인터뷰]세계속의 한국인을 만나다<3> 미국 플로리다 부부 태권도 사범 문현욱·전인애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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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신 기자
기사입력 2016-11-20

2015년 외교부 통계에 의하면 재외동포는 세계 180여 개국에 719만 명에 이른다. 남한 인구의 15%에 육박하는 재외동포는 각 나라에서 탄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민간외교관으로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다. <뉴스다임>은 세계속의 한국인을 만나다'란 주제로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을 취재했다. 세 번째 주인공은 미국 플로리다주 작은 도시 'NEW TAMPA'와 'SPRING HILL'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한국인의 겸손함으로 미국인들을 무릎 꿇게 만들고 있는 태권도 부부 사범 문현욱·전인애 관장이다.<편집자 주>

 

 

 

 

▲ 문스 태권도 컬리지 시범단. 두 번째 줄 중앙 문현욱, 전인애 사범 딸 문선경, 아들 문성균    © 뉴스다임

 

 

- 태권도를 가르치며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문현욱 사범 - "먼저 승자의 자리에 서지 말고 약자의 자리에서 약자의 마음을 헤아려 봐라" 제가 중학교 때 태권도 겨루기 시합을 나갔다가 지고 돌아와 분하고 억울해서 많이 울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코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솔직히 난 이번 시합에서 네가 우승하길 원치 않았다. 패자의 느낌을 먼저 알았으니 이제 너는 발전성이 더 있는 거다" 그때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지만 지도자의 길을 가고 있는 지금은 코치님의 말씀이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 겸손함이 없이는 발전할 수 없으니 교만하지 말고 항상 배우라는 얘기구나'  이런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저는 자기 중심이 강한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겸손(Humble)에 가장 중점을 두고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전인애 사범- 태권도 수련만 놓고 본다면 저는 품새에 시간을 많이 할애합니다. 보통 일주일에 2번이나 3번 정도 태권도 수련을 하러 오는데 학생들 각자 띠에 맞게 품새를 외우고 나면 심사 전에 한 명씩 나와 학생들과 다른 학부형들 앞에서 품새 시범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면서 수련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늘고 자기 스스로에게 동기 부여를 해서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태권도 수련 중 품새만큼은 뛰면서 할 수가 없어서 그런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수련생들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많이 줍니다. 성인 수련자의 경우 품새를 외우고 동작으로 할 때 심신 수양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스트레스 지수가 많이 내려가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 제자들을 데리고 한국은 자주 가나요? 제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한국의 어떤 점을 좋아하나요? 또 아쉬워하는 점이 있나요?

 

문현욱 사범 - 2년에 한 번 정도 제자들과 한국을 방문합니다. 제자들은 첫 번째로 친절한 서비스에 놀랍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편을 주로 이용하는데 기내에서 한국 승무원의 친절함에 놀라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의 식당 등 모든 시설을 방문했을 때 놀라며 좋아합니다. 미국에선 경험하기 힘든 친절과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동방예의지국 한국의 서비스는 세계 최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깨끗한 지하철에 놀랍니다. 미국의 지하철이나 거리는 한국만큼 깨끗하지 않거든요.

 

세 번째, 한강의 야경과 서울의 밤거리, 먹거리 등을 좋아합니다. 청년부들은 밤 문화에 흠뻑 젖었습니다. 밤 문화라고 해서 안 좋은 문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은 밤이 되면 갈 곳이 없는데 한국은 안전하고 밤늦도록 어디든 다닐 수 있는 문화, 미국에선 경험할 수 없는 밤 문화이죠.

 

또 청소년들은 K-pop을 좋아합니다. 아쉬워하는 점이라면 제자들을 데리고 명동 거리에 쇼핑을 갔었는데 자기 개성보다는 어느 유명 연예인들의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일률적으로 모방한 모습들입니다. 남자고 여자고 비슷비슷한 모습에 자기 개성을 존중하는 미국인들에겐 좀 충격이었을 겁니다.

 

한 번은 아이들을 데리고 홍대 게스트 하우스에서 숙박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제자들과 일어나서 아침을 맛있게 먹으며 TV를 봤는데 그때 한국 걸그룹의 현란한 몸동작과 옷차림을 본 미국 부모님들이 자식의 눈을 손으로 가리다 그만 커피를 쏟은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보기에 한국의 10대  걸 그룹은 모두 18금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TV 프로그램에 나이 등급과 관련된 법률이 아주 강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사범으로서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부끄러워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난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전인애 사범- 일단 학교 책에서 배우던 이미지와 뉴스에서 보던 한국이 아니라서 깜짝 놀라요. 박물관에 가면 꼭 나오는 말이 있어요. 한국역사 무지 길고 웅장하며 아름답다고요.

 

제가 있는 곳은 시골이라서 그런지 아직까지 K-pop 열풍엔 동참을 못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한국이 젊고 열정이 많은지 몰랐다고 해요. 또 한국의 친절한 서비스에 다시 한 번 더 놀라요. 어디를 가도 친절하고 서비스가 빠르다고 좋아해요.

 

마지막으로 국기원 올라가는 언덕을 보고 놀라요. 이렇게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해서 태권도를 잘하는 거라며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더라고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민망한 공중파 음악 방송과 유행에 민감해서 그런지 어디를 가도 비슷한 옷차림과 화장을 한 모습 등이 저희 학생들 눈엔 한국인들이 너무 개성이 없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 문현욱 관장, 제자들과 함께.  © 뉴스다임

 

 

- 처음 미국에 오셨을 때와 비교하면 현재 한국의 미국 내 위상은 어떤가요?

 

문현욱 사범 - 한국의 위상은 정말 많이 높아졌습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사람들이 많이 친절해졌고요. 또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한국 자동차, 핸드폰, 전자 제품의 선호도는 날로 높아지고 한류 영향으로 한국 문화 예술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선 한국드라마를 미국 아주머니들 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좀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한국은 분단된 나라,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어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전인애 사범-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도장이 아닌 다른 곳에 가면 미국인들이 "일본인이세요?" 아니면 "중국인이세요?"라고 물어봤는데 요즈음은 "한국인이세요?"라고 물어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 위상이 올라간 거 아닐까요?

 

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이곳에 있는 미국인들이 삼성, LG, 현대, 기아라는 브랜드는 알아도 대한민국 브랜드라고 하면 깜짝 놀라요. 우리나라 브랜드 가치도 기업 브랜드만큼 쭉 올라갔으면 해요.

 

 

▲ 문현욱·전인애 부부 사범이 주최한 대회를 마치고 나서.  입상자 단체 사진   © 뉴스다임

 

 

- 미국에서 정착해 살면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느낌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문현욱 사범 - 한국에선 요즘 '헬 조선, 헬 조선'한다지만 미국에서 살고 있는 제가 보고 느끼는 한국은 정말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입니다.

 

저는 1998년에 미국으로 오게 됐는데 그때의 한국은 IMF 이후 한참 어렵던 시기였습니다. 미국에서 한국 국민들과 정부가 힘을 모아 IMF를 이겨내는 것을 보며 해외에 있는 저로서는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은 날로 살기 좋은 나라로 발전하는 게 보입니다. 다양한 복지시설과 사회보장제도, 훌륭한 의료시설과 저렴한 의료비, 친절한 서비스와 수준 높아진 문화 예술, 아름답게 개발 보존 관리되는 자연유산 등 이 모든 것들이 미국에 있는 재미교포들은 잘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 한국에 살고 있는 국민들은 잘 못 느끼는 것들입니다.

 

또 의류, 가전, 전자제품, 화장품 등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좋은 제품들을 쓰고 있고 세금은 또 얼마나 저렴합니까?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을 가도 어려움은 다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뉴스를 보다보면 혼자 말이긴 하지만 '너무 호강에 겹다'란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한국 언론은 좋은 뉴스보다는 부정적인 뉴스를 너무 많이 다루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언론 매체의 영향을 많이 받아 부정적인 사고를 많이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또 한국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을 너무 의식하고 삽니다. 그래서 삶에 거품이 너무 많아 환경을 힘들게 만들고 있고, 그로 인해 심적으로도 힘든 문제가 많아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뉴스다임> 등 언론에 부탁하고 싶은 것 한 가지는 뉴스를 다룰 때 한국에 좋은 점과 발전상, 한국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이 잊고 사는 희망적이고 행복한 뉴스를 많이 다뤄줬으면 좋겠습니다.

 

전인애 사범- 어릴 땐 한국이라는 큰 울타리보다는 내 개인적인 것들에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우리 딸과 아들에게 좋은 한국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어요. 차가 없으면(제가 사는 곳은 대중교통도 없어요) 슈퍼마켓도 못 가는데 한국은 가까이에 생활할 수 있는 모든 의료 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돼 있어서 한국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축복받은 나라라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좋은 곳에 여행을 갔다 오면 '한번쯤 그곳에 살고 싶다'라고 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말해 주면 좋겠습니다.

 

▲ 왼쪽부터 전인애 사범, 아들 문성균, 딸 문선경, 문현욱 사범     © 뉴스다임

 

 

- 미국에서 거주하는 한국인으로서 앞으로 계획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문현욱 사범 -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잃지 않으며 한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인 무술을 보다 많은 미국인들에게 알리고 미국의 많은 아이들을 지도함으로써 태권도 사범으로서만이 아닌 인성을 갖춘 한 사람으로서 타인에게 존경을 받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는 것이 저의 계획이자 소망입니다.

 

전인애 사범 - 일단은 제가 건강해야겠죠. 그래야 10년, 20년 후에도 도복을 입고 학생들과 함께 할테니까요.

 

전인애·문현욱 관장     © 뉴스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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