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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을 그린 화가...'고흐'의 삶

김민의 '예술 읽어주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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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예술평론가)
기사입력 2017-02-09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미술을 싫어하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이나 미술사적으로 위대한 화가라고 불리는 고흐는 필자에겐 삼촌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화가다.이처럼 위대한 화가에게 친근함을 느끼다니. 이 위대한 감정의 시작은 필자의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 시절 많이 바뀌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필자의 장래희망은 화가였다. 그때 읽었던 고흐에 관한 서적은 지금에 와서야 느낀 것이지만 -우연히 시작했지만-미술사 공부의 첫 시작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그 책은 고흐에 대해서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해 놓은 것이었다. 고흐가 정신병원에 입원하고나서부터 죽기까지 일을 역사적 사료를 통해서 풀어놓은 책이었다. 위대한 작품 뒤에 숨겨져 있는 고흐의 삶이 어린 나에게는 충격적이었고 동정심마저 갖게 했다.

 

이렇게 나는 고흐를 이해하게 됐다. 물론 그것은 연민이라고 할 수도 있고 일방적인 이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후에 따로 고흐에 관해 연구를 하지는 않았다.

 

▲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의 무덤    © 뉴스다임

 

시간이 한참 흐른 뒤인 작년 여름, 찾아가게 된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의 무덤에서 내가 중학생 때 느꼈던 그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 지베르니를 들른 후,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 도착했다. 생전에 이곳에서 살았던 기간은 70일에 불과했지만 그가 그렸던 작품 중 90점 정도는 이곳에서 마무리했다. 그의 모든 작품(900여 점의 그림들과 1100여 점의 습작)은 정신질환을 앓고 자살을 감행했던 10년간 이루어졌다.

 

나는 그곳에서 다시 그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미 흘러간 역사를 인력으로 어찌 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소박한 그의 무덤은 그의 삶을 너무 잘 대변해주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

 

오히려 주위의 다른 무덤들이 더 화려하게 장식돼 있었다. 고흐와 테오의 무덤은 고흐를 상징하는 해바라기 넝쿨로 둘러쌓여 있을 뿐이었다.

 

고흐는 처음부터 화가의 꿈을 꾼 것은 아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성장하지 못한 고흐는 부정에 집착했는데, 목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신학대학을 진학했다.

 

하지만 신학교에서 적응을 하지 못 하고 그만둔 고흐는 그 뒤, 벨기에의 가난한 광산촌에서 평신도 설교자가 됐지만 6개월 뒤 해고된다. 그 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그의 그림은 이토록 아픔 속에서 싹을 튼 것이다.

 

유럽에서 만난 고흐의 작품을 보며 필자가 느낀 것 중에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되는 것은 단 하나다. 그는 일반적인 작가들이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과는 달리,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삶을 살아가는 몸부림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감상평이다.

 

하지만 그가 생전에 남겼던 그릴 수 없다는 목소리가 들려와도 계속 꿋꿋이 그리면 그 목소리는 이내 사라진다라는 말을 보더라도 그의 치열했던 삶을 느낄 수 있다.

 

현대에 와서 고흐의 작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가격에 거래가 된다. 1987330일, 반 고흐의 그림 '아이리스'(Irises)가 뉴욕의 소더비(Sotheby's)에서 5,390만 달러라는 고가로 기록을 세우며 팔렸다.

 

1990515일에 '가셰 박사의 초상(Portret van Dr. Gachet)'(첫째 판)이 크리스티(Christie's)에서 8,250만 달러에 일본(日本)의 다이쇼와제지 명예회장 사이토 료에이에게 팔리면서 새로운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그의 치열하며 처절했던 삶은 이렇게라도 보상을 받는 것일까.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을 그린 화가의 삶. 필자는 지금도 '그가 행복했다면 이런 작품을 그려낼 수 없었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미 너무 오래전에 떠났고, 그의 작품을 통해서라도 그의 슬픔과 아픔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그로서는 마지막 행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고흐를 정신질환자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해 주는 것, 그의 진심을 알아줬던 한 사람과 사랑으로 품어줄 수 있었던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행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그리고 우리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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