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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잘 안들려서 보청기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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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빛나 (건강한 귀 연구소장)
기사입력 2017-03-09

“보청기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필자가 강의를 할 때 젊은이를 상대로 위의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노인, 난청, 청각장애, 사오정, 의료기’ 등의 다소 일반적이고 개념 중심의 단어들을 말한다.

 

같은 질문을 나이드신 분들께 해보면 ‘귀안들림, 병신, 소외감, 효과없음, 비쌈’ 등 현실적이고 부정적인 단어들을 말한다. 

 

그러고나서 젊은이들에게 다시 묻는다. “만약 당신이 귀가 나빠진다면 ‘보청기’를 착용하시겠습니까?“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좀전과는 다른 이야기들을 한다. 본인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의 경험을 봤을 때 보청기는 효과도 없고 가격도 비싸고 보기도 안 좋으니 안 하고 싶다는 것이다.

 

주변 가족 중 보청기 착용을 한 적이 없는 젊은이들도 보청기를 하면 사람들이 좋지 않게 볼 것 같으니 안 하고 싶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소리를 잘 들리게 해주는 ‘고마운 보청기’를 사실 사람들은 싫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통계적 수치에도 나타난다. 보청기가 필요한 난청인 중 실제 보청기 착용자는 국내의 경우 7.5% 이고, 미국의 경우 26.2%에 해당한다.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는 난청인의 경우, 고심도 난청인은 인공와우 등의 이식형 장치를 착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나 ··고도 난청인의 경우에는 대안이 없다. 더 안타까운 것은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귀는 소리자극이 줄어듦에 따라 퇴화 또는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노인 인구 증가와 수명 증가는 어쩔 수 없이 노화로 인한 난청인의 증가를 유발시키고 있다. 이제 보청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난청인을 만나보면 대부분 본인의 난청과 보청기 착용을 숨기고 싶어한다. 그러나 대화하다보면 난청은 숨겨지지도 않고, 심지어 상대방은 이유도 모른채 대화가 원활하지 못함에 대해 짜증을 내거나 또는 오해를 하기도 한다.

 

원활하지 못한 대화에 대해 난청인들은 자격지심과 함께 가슴앓이를 하며 스스로 대화하기를 거부하며 타인과 거리감을 둔 채 외로운 삶을 선택하기도 한다.

 

가족과 타인과의 소통은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타인의 부정적 시선이 두려워 내 삶을 포기할 것인가?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는 또는 이미 착용한 난청인들은 스스로 당당해졌으면 좋겠다. 상대방에게 있어서 당신이 난청인인지 아닌지 또는 보청기를 했는지 안했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활한 대화를 원한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난 귀가 잘 안 들려요. 그래서 보청기를 했어요. 이젠 당신과 즐겁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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