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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와 모자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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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기자
기사입력 2017-04-28

20세기 이후 현재까지 한국의 현대사를 되돌아보면 진정 국민을 위해 일했던 지도자는 매우 드물었다.

 

오랜기간 독재가 이루어진 탓에 훌륭한 지도자가 배출될만한 정치적 토양이 마련되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일제강점기, 광복,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혼돈과 이념분쟁, 전쟁의 충격 속에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이 급선무였던 탓이었을까.

 

국민들로선 진정성을 가진 인재를 알아보고 선별해 정치를 맡길만한 안목을 갖출 여력이 많지 않았던 까닭이다.

 

국가 및 지방 공공단체 운영에 참여하는 관료 흔히 공무원이라 부르는 이들을 선택할 권리는 국민에게 있다. 나라의 동량(棟樑)이 될 인재를 선택하는 일은 국운을 좌우하는 일이기에 선거권을 행사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공무원을 호칭하는 다른 말로 국민의 지팡이혹은 국민의 종(civil servant)’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는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전제 하에 공무원의 신분은 주인인 국민을 위해 한걸음 앞서 가며 장애물이나 위험이 있는지 짚어 주고 주인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조하며 가는 지팡이의 역할 그리고 주인의 뜻을 존중하는 마음 자세로 주인 위에 군림하려들기보다는 섬기는 입장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선거 때 국민들의 선택은 자신들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성심을 다하는 지팡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보다는 머리 위에 얹었을 때 썩 괜찮아 보일만한 장식적인 모자의 역할을 해줄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표를 내 준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다시 말해 어떤 정치인이 국민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근사하게 보이는 이른바 인물, 학벌, 지역, 이념, 계파 같은 장식적인 요소를 우선 고려 대상으로 삼아 그런 조건을 가진 정치인을 선호하고 지지해 왔던 것이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고 외부에서 봤을 때 권위있어 보이며 함부로 다가가지 못할 것 같고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초엘리트적인 그런 정형화된 유형의 사람에 호감을 갖고 더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은 이를테면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환타지의 욕망을 대리만족시켜줄 사람을 선택하려 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선택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주어진 자유이겠으나 혹여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이 감당해야할 몫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것이 문제다.

 

솔선수범의 지팡이와 멋있어 보이는 모자 둘 중의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손과 발이 되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지팡이 역할을 할 사람 대신 모자 역할을 해줄 사람을 택한다면 처음에는 별로 표가 나지 않겠지만 모자의 속성이 그렇듯 점차 머리 위에 올라앉으려 할 것이고 나중에 가서는 상전처럼 굴 수도 있다.

 

사람들은 모자의 근성을 가진 자들에게 많이 속는다. 처음에는 간도 쓸개도 다 내줄 듯하다가 선택이 되고 난 후에는 자신의 뜻이 곧 민심이라며 마음껏 자신만을 위한 정치를 폈던 정치인들.

 

그런 의도를 가진 사람들에게 권력을 주었다간 국민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짓누르는 권위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음을 고려하지 않고 여전히 화려한 장식을 갖춘 모자의 역할을 해줄 정치인을 더 선호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경향은 현재 대선후보지지율에서도 잘 나타난다. 온갖 비리와 뇌물 혐의로 탄핵된 대통령을 배출한 당 소속으로 자신도 뇌물수수 의혹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는 피의자 신분이면서도 대선후보에 출마한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은 청춘을 바쳐 노동자들의 아픔을 달래고 그들의 권익과 인권을 위해 헌신한 경력을 가진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을 월등히 앞서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민들이 정치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팡이 역할보다는 모자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만든다.

 

특정당, 지역주의, 이념성향, 학벌로 장식된 모자는 그러나 언제 돌갓으로 돌변해 국민들을 짓누를지 모르는 일이다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인의 진정성을 바로 볼 수 있는 눈. 인재를 알아보고 선택할 수 있는 수준 있는 안목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지 못한 채 부분적인 일면만을 고려한 선택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왔던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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