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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는 보여주고 설명하는 것”... 가족의 행복이 나의 꿈

[특별인터뷰]세계속의 한국인을 만나다<6> 스페인에 정착한 신승한 태권도 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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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신 기자
기사입력 2017-04-28

 2015년 외교부 통계에 의하면 재외동포는 세계 180여 개국에 719만 명에 이른다. 남한 인구의 15%에 육박하는 재외동포는 각 나라에서 탄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민간외교관으로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다. <뉴스다임>은 세계속의 한국인을 만나다'란 주제로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을 취재했다. 여섯 번째 주인공은 스페인 아내와 결혼 후 스페인에 16년 째 태권도를 보급하고 있는  '신승한' 사범이다. <편집자 주> 

 

▲ 신승한 사범가족(왼쪽 위에서 시계 방향으로 베고냐 사범, 신승한사범, 큰 딸 아나진, 막내 제시선)    © 뉴스다임

 

- 지금 하고 계시는 일과 자기소개를 한다면?

 

안녕하세요. 저는 스페인 갈리시아주 베딴소스라는 인구 만 삼천 명 남짓한 작은 도시에 정착해 태권도 도장과 동양의학 치료실을 운영하며 살고 있는 45살 신승한 사범입니다. 태권도장은 한국과 스페인의 첫 자와 대한민국 대표 상징 동물인 용맹한 호랑이를 따서 한스 호랑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고, 동양의학 치료는 제 집에 작은 치료실을 만들어 수지침, 체침, 경락 마사지, 스트레칭 등으로 환자들을 보고 있습니다. 동양의학 치료를 하게 된 계기는 스페인이나 유럽에선 태권도만으로 생계유지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에 한국을 떠나오기 전에 미리 자격증 등을 준비했습니다.

 

2001년 스페인에 정착해 200777일에 스페인 현지인 베고냐와 결혼 후 큰 딸 아나진(9)’, 막내 제시선(7)’ 두 딸을 두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 어떤 계기로 스페인에 오게 됐고, 스페인에 여러 지역 중에서 현재 계신 곳에 정착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스페인에 오게 된 계기는 13살 위인 큰형님이 30년 전에 파견사범으로 스페인 갈리시아주에 정착해서 살고 계셨고, 1994년 군 제대 후 큰형님도 찾아 뵐 겸 스페인을 방문해 3개월 머물렀던 경험이 컸던 것 같습니다. 20대 젊은 나이에 한국과 전혀 다른 문화와 풍습, 스페인 현지인들의 모습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한국에서의 꿈이 있었기에 귀국 한 후 태권도장 사범을 하다가 우연히 군 복무 시절 태권도 선수대표로 함께 뛰었던 동기와 재회를 했고, 세계태권도선교회 경기지부에서 함께 활동해 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아 1995년부터 2000년까지 활동했습니다. 세계태권도선교회 소속으로 활동 당시 이라크, 암만, 중국, 일본 등 해외 선교시범을 다녀왔고, 국내에서도 다수 시범을 했습니다.

 

, 세계태권도선교회에서 인연이 된 박창식, 김희도, 정재훈 사범님들과 서울시태권도 대표시범단 창단 멤버가 되어 태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국가를 대표해 태권도 시범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세계태권도선교회, 서울시태권도 대표시범단을 거치며 태권도 실력을 더욱 갖추게 된 후 세계 태권도 한마당에 출전해 종합격파*일반품새*창작품새에 입상했습니다. 그리고 해외 시범을 통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후 해외에서 살아 보고 싶다.’라고 막연히 동경했던 마음이 정말 해외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강해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른 나라가 아닌 스페인에 정착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서두에 말씀 드린 군 제대후 3개월 스페인에서의 경험, 큰형님이 계신다는 안도감이 많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 서울시대표태권도시범단 활동 당시 신승한 사범    © 뉴스다임

 

- 아내분이 스페인 분이고 태권도 사범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만났는지?

 

아내 베고냐2001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제가 스페인에 정착하기 위해 베딴소스에 운동할 곳을 찾다가 여기 시 체육관에 태권도 수업이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한 후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입관했는데 그 곳에 지금의 아내 베고냐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태권도 5단 관장 수준이었는데 시 체육관 태권도 수업을 가르치던 지도사범은 태권도 3단에 스페인 겨루기 챔피언이었습니다. 태권도 단수도 제가 훨씬 높고 실력적인 면에서도 태권도 전반적으로 스페인 지도사범 보다 나았지만 이곳에서의 정착과 운동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 체면불구하고 현지인들과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당시 대학생으로 겨루기 선수였던 제 아내와 자연스럽게 만났고 사랑을 싹 틔우기 시작했습니다. 제 아내와 나이 차이는 8살 밖에 안 납니다. (웃음)

 

그렇게 1년 후 근처 실내체육관에서 파트 타임으로 성인부 중심 수업을 진행하며 언어 실력을 키워나갔고 아내와의 사랑도 더욱 깊어갔습니다.

 

- 두 딸도 태권도를 수련하고 온 가족이 태권도 대회에도 자주 출전한다고 들었는데, 사범님 가족에게 태권도란?

 

저희 가족에게 태권도는 생활 그 자체입니다. 저희 부부는 10여 년 전 품새 1회 세계대회가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면서 품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품새 시합을 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큰 딸 아나진이 태어났고, 자연스럽게 가정환경 속에서 태권도를 접하게 됐습니다. 제 아내는 저를 너무 사랑해서인지, 태권도를 너무 사랑해서 인지(웃음) 억척스럽게 제가 가는 모든 대회에 함께 움직였고, 아빠 엄마가 함께 움직이니 두 딸들도 데리고 움직일 수밖에 없어 지금까지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한 번도 떨어져 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웃음)

 

▲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베고냐 사범, 큰 딸 아나진, 신승한 사범과 베고냐 사범 품새 대회 우승 후    © 뉴스다임

 

저희 가족은 태권도 중에서도 품새만큼은 정말 열심히 해서인지 10년 째 지역 챔피언을 연속 유지해 오고 있고, 2017년 올해엔 큰 딸 아나진이 스페인 대회 일반 품새 부분에서 2위와 아주 큰 점수 차로 챔피언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독교 신앙인으로 신약 성서 빌립보서 413내게 능력 주신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란 말씀을 언제 어디서나, 어떤 시합장에서든 붙잡고 임해 좋은 성적들을 거두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이지만 하나님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 스페인은 세계에서 태권도 강국 중 한 곳인데 어떤 매력 때문에 스페인 사람들이 태권도 수련을 좋아하는지?

 

맞습니다. 스페인은 태권도 역사가 40년이 넘고 세계에서 태권도 강국 중 한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에 태권도가 보급된 초창기 때 훌륭하신 사범님들이 겨루기 중심으로 잘 가르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곳 현지인들이 접하는 태권도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가 있는데 첫째는 시합위주 교육방식, 둘째 놀이체육 교육방식입니다.

이곳도 유럽의 다른 나라들처럼 전통적이고 권위적인 태권도보다 시합으로 즐기며 경쟁하는 방식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또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는 놀이체육 교육방식으로 많이 변화 됐습니다.

저는 무도, 시합, 흥미 등 균형 있게 지도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태권도를 배우려는 취향과 목적들이 다 달라서 쉽지만은 않습니다. 

 

▲ 신승한 사범의 한스 호랑이 도장. 한국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볼 법한 과자 따먹기와 밀가루 속 사탕 먹기    © 뉴스다임

 

- 스페인들이 태권도를 좋아하고, 태권도 사범을 존경하며 따른다지만 동양인 한국인으로서 인정을 받고, 존경 받는 사범이 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많은 한국인들이 세계 각지에서 자리를 잡고 살고 있지만, 태권도 사범만큼 현지에서 존경과 대우를 받으며 사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타인에게 존경이란 단어에 걸맞는 사람 또한 흔치 않을 것입니다.

제가 감히 한 말씀드리면 솔선수범과 예의를 갖춘 겸손한 자세로 상대방을 대하는 사범이라면 수련생들과 학부형들에게 신뢰를 얻고 존경을 받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진실된 마음과 예의를 갖춘 겸손, 솔선수범은 제게 가장 힘들었던 언어의 장벽을 조금이나마 해결해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 한스 도장 수업 중 예의범절 교육과 지역 신문에 실린 기사     © 뉴스다임


 

- 태권도를 지도하며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저의 지도 철학은 진리는 언제나 승리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올바른 지도자에게 올바른 제자가 나온다'라는 것으로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겸손한 자세로 사람을 대하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태권도에 대한 올바른 지식, 가치, 기술을 지도했을 때 배우는 수련생들이 얼마만큼 잘 이해했는지를 늘 체크하고, 어렵고 힘들지만 매일 매일 기본기, 발차기, 품새, 겨루기, 시범 시연을 제자들과 함께 땀 흘리며 보여주는 지도자,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많은 말을 안 해도 그런 스승의 모습을 통해 제자들이 잘 성장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 제자들을 데리고 한국은 자주 가는지?

 

스페인 16년 차인 제가 제자들을 데리고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67월이 처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3번 정도 방문했었지만, 2007년 결혼식 때문에 방문 후 9년 만에 저희 가족 4명과 제자 4명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한국에 15일간 머물며 전주 태권도 오픈, 무주 태권도 엑스포에 참가해서 품새 부분 금메달 12, 은메달 2, 동메달 2개를 획득했고, 겨루기 부분에 2명이 출전해 금메달 1,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쾌거도 올렸습니다.

마음은 자주 한국을 방문하고 싶지만 시간과 금전이 항상 문제죠. 점점 좋아질 거라 확신해봅니다 

 

▲ 2016년 7월 가족, 제자들과 한국 방문 중     © 뉴스다임

 

- 제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한국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또 아쉬워하는 점이 있다면?

 

처음으로 저희 가족 4명과 12살에서 17살 사이의 어린 제자들을 데리고 한국을 방문했는데 반응은 역시 스승의 나라라는 동경과 동양 미지의 나라인 한국에 흥분해 하며 모든 것들을 대체로 잘 받아들였습니다. 발전된 한국의 모습에 놀라기도 했고 전반적으로 현대화된 문화에 스페인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다만 맵고 짠 한국음식에는 거부감을 갖기도 했지만 한국 방문을 만족해했습니다.

 

- 스페인에서 한국의 위상은 어떤지? 스페인에서 생활하는 지금은 한국에서 생활할 때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느낌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스페인에서 제가 느끼는 한국의 위상은 아직도 대부분의 스페인 사람들이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개념도 잘 안 서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어떤 나라인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88 올림픽과 태권도의 나라, 삼성 폰, 현대*기아*쌍용 자동차 생산국, 남북 분단의 나라 등으로 알고 있어 한국을 알리는데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페인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제 시각은 항상 걱정뿐입니다.(웃음) 세계 어느 나라든 가지고 있는 문제가 없을 순 없겠지만 남북갈등, 정치적 혼란, 사회에 만연된 부패, 교통 혼잡, 공해, 교육 진학문제 등 다른 나라에 비해 급변하는 한국이 그에 맞는 해결책은 딱히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보입니다. 내가 나고 자랐고 나의 부모형제, 친구들이 있는 나의 조국이기에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는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뿐입니다 

 

▲ 스페인에 한국 홍보를 위한 추진 행사 중 무주군 반딧불 시범단 방문.    © 뉴스다임

 

- 스페인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저는 대한민국을 떠나 스페인에 정착해 살고 있지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현재에 충실한 한국인으로서 항시 내 나라와 내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태권도 사범으로서 제자들에게 솔선수범하며 타인과 잘 어울려 사는 모습을 보이고, 한 집안의 가장으로, 두 딸의 아버지로 부귀영화보다 가족의 행복이 우선인 그런 삶에 가치를 두고 노력하며 살고 싶습니다.

    

▲ 신승한 사범    © 뉴스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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