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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기획]'지성이'가 발로 쓴 유럽사진첩<5>

프라하에 이어 두 번째로 컸던 도시 '쿠트나호라'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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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대학생 기자
기사입력 2017-07-13

군 입대를 앞두고 황금 같은 공백의 시간을 얻었다.

이 백지 위를 무엇으로 채울까 고민하다 배낭 싸 메고 꿈에 그리던 유럽 대륙으로 떠난다.

하얀 백지 위에 지성이가 담아 내는 유럽의 사진첩을 함께 보자.<편집자 주>

 

오늘도 근교의 지역을 다녀오기로 한다.

중세에는 프라하에 이어 두 번째로 컸던 도시.
은광으로 유명한 도시. 그러나 은광의 고갈과 30년 전쟁으로 인해 쇠락한 도시
쿠트나호라를 다녀오기로 한다.

 

시외버스를 타보려고 했으나 시간을 높쳐서 실패, 결국 이번에도 기차를 타고 가보기로 한다.
유럽의 기차는 언제나 운치가 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철도가 오래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멀미가 난다.

한국에서는 기차를 타고 책도 보고 작업도 하고 그러는데. 여기서는 멀미가 난다.

기차 타고 멀미 나기는 처음이다.
프라하 중앙역에서 콜린까지, 그리고 콜린에서 갈아타면 쿠트나호라 중앙역에 도착한다.

거기서 한 번 더 갈아타고 쿠트나호라 나메스토(Mesto) 역까지 간다.

 

▲ 쿠트나호라 중앙역, 어릴 적 시골에 놀러가던 느낌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뉴스다임

 

쿠트나호라 중앙역은 굉장히 아기자기하다. 기차도 아기자기하다.

사실 체코의 기차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의 기차와 유럽의 기차 개념이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체코의 기차는 대부분이 5량 이내의 열차다. 사실 우리나라로 치면 버스에 가까울 것 같다. 고속철도나, 야간열차정도 돼야 우리나라의 열차의 개념과 가깝다.


기차를 타는데 시외버스 타는 느낌이다. 콜린에서 쿠트나호라 중앙역까지, 쿠트나호라 중앙역에서 쿠트나호라 나메스토 역까지 가는 기차들은 기차보다는 마을버스를 타는 느낌이다.

'아, 유레일패스가 그 점은 좋더라' 표를 일일이 끊지 않아도 된다. 날짜를 적고 나서 처음 검표원이 스탬프만 찍어주면 그날은 그냥 그거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유레일 패스가 안 되는 기차는 탈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한참을 올라가니 광장이 나온다. 광장에서 밥을 먹는다.

 

▲ 쿠트나 호라의 흑사병 탑(좌), 돌의 집(우)     © 뉴스다임



광장에서 성 바르바라 성당 쪽으로 올라가니 탑이 하나 보인다. 뭐지? 읽어보니 아, 흑사병. 유럽 전역을 공포에 떨게 했던 그 흑사병이다.
기억난다. 흑사병. 흑사병 하면 또 하나의 떠오르는 이미지는 까마귀 모양의 가면을 쓰고 시커먼 망토를 뒤집어 쓰고 있는 의사.


우리나라도 그렇고, 유럽도 그렇고 당시에는 의학이 지금처럼 발달돼 있지 않았다.

안 좋은 귀신이 들려있는 것으로 생각했으니...

후대에도 현대의 과학기술 수준을 보면서 이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돌의 집을 구경하고 드디어 성 바르바라 대성당으로 가보기로 한다.
어디를 가든지 가는 길과 오는 길을 바꿔서 다녀보면 많은 것들이 보이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게 된다. 바르바라 대성당으로 갈 때도 그러하다.
갈 때는 블라슈스키 드부르 궁전(이탈리아 궁전)을 지나서 가기로 한다.

 

▲ 블라슈스키 드부르 궁전, 이탈리아 궁전으로도 불리운다     © 뉴스다임

 

블라슈스키 드부르 궁전을 지난다. 지도에는 이탈리아 궁전(Italian Court)라고 표현돼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의 주조사가 은화를 만들어서 그런다고 한다.
확실히 그렇다. 궁전 느낌이 체코의 느낌과 살짝 다르다. 발트슈테인 궁전도 그렇고, 프라하 성의 궁전도 그렇고, 무언가 빨간 지붕에 단순한 지붕이 아니라 이렇게 뾰족뽀족한 느낌이다.

건축전공이 아니라 잘 모른다.

 

블라슈스키 드부르 궁전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정원이 있다.
여기 정원도 그러하다. 드넓은 정원이 아니라, 계단식 정원이다. 무언가 생소하다.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건축과 문화, 예술 전반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여행하면 좋다고 한다.
아쉽다. 더 많이 알고 다니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지 않을까.

 

▲  블라슈스키 드부르 궁전의 계단식 정원(위)와 궁에서 본 바르바라 성당 주변(아래)     © 뉴스다임

 

이탈리아 궁전 정원 위에서 바르바라 성당을 바라본다. 경치가 아름답다.
우와, 높은 곳에, 높은 첨탑을 가진 성당이 있다.
좋다. 아무나 쉽게 오르지 못할 장소에 높은 첨탑을 가진 건물이 있다. 우아하게 그 기품을 뽐내고 있다.

 

그 높은 장소에 오르면 아래가 보인다.

그렇다. 그 높은 장소에서 가장 낮은 곳 하나하나를 모두 살펴보아라.
가장 높은 곳에 있어야 가장 낮은 곳의 구석 구석까지도 볼 수 있으니까.

 

▲ 바르바라 성당의 우뚝 솟은 기개     © 뉴스다임



이상하게 그렇다. 지도와 관련된 학문을 공부하면서 지형을 잘 못 볼 때가 있다.
주변 건물이나, 구조물, 지형 등에 가리면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보인다. 주변의 지형뿐만 아니라 저 너머까지 보인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느 곳으로 가려 하는지 보인다.

 

지도교수님께서 나에게 물어보신 적이 있다. 산 꼭대기에 왜 오르려 하는가.

저마다 목적이 다르기에 이유도 각양각색이지만, 교수님의 답은 간단했다.

산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기 위해서.

 

바르바라 성당을 내려와서 해골사원으로 향한다.

해골사원은 사진이 금지라 사진이 없다.

흑사병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의 유골을 가지고 다양한 장식을 했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죽었기에, 그 많은 사람들을 매장할 곳이 없고, 각 지역마다 다양한 형태로 시신을 처리했다고 한다.
이곳 쿠트나호라에서는 그 유골을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켰다.

 

프라하로 돌아간다. 프라하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짐을 정리한다. 그리고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프라하의 야경을 다시 한 번 마음에 붙여두고 오지 않는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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