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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기획]'지성이'가 발로 쓴 유럽사진첩<20>

지성 날다, 피르스트에서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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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대학생기자
기사입력 2017-08-04

군 입대를 앞두고 황금 같은 공백의 시간을 얻었다.

이 백지 위를 무엇으로 채울까 고민하다 배낭 싸 메고 꿈에 그리던 유럽 대륙으로 떠난다.

하얀 백지 위에 지성이가 담아 내는 유럽의 사진첩을 함께 보자.<편집자주>

 

인터라켄에서의 숙소는 호스텔이다. 이전 숙소는 호텔, 3인 호스텔이었기 때문에 한 방을 우리 가족만 사용했었다. 이번에는 4인 호스텔이다.

숙소에 들어가니 할아버지 한분이 계신다. 일본분이다.

우리 가족을 보고 당황하신다. 복잡미묘한 한일관계 ‹š문인지도 모른다.

헬멧이 있는 걸로 보아서 자전거를 타시는 분인 것 같다.

서로 어색한 인사를 하고, 우리 가족은 하더 클룸으로 이동한다.

 

숙소는 융프라우요흐와 그린델발트 피르스트로 이동하기 용이한 인터라켄 동역 근처에 잡았다.

숙소에서 하더클룸 푸니큘라까지는 걸어서 5분거리, 가깝다.

하더클룸 푸니큘라 역에서 정상까지 10분정도 소요되는 것 같다.

하더클룸 정상에 올라가니 레스토랑이 하나 있고 그 앞으로 전망대가 하나 있다.

절벽 위에 조그맣게 발코니가 하나 있는데 유리를 통해 아래가 보이도록 하였다.

삼각형 모양의 발코니는 할슈타트의 발코니를 연상시킨다.

 

발코니 위에 올라가니 탁 트인 전망이 모두 보인다.

날씨가 흐린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구름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호수를 비추는 모습은 매우 아름답다.

양쪽으로 호수가 보이고 산들 뒤편으로 하얀 머리를 한 융프라우가 보인다. 흐린 날씨는 아쉽지만, 비가 올 수 있으니 급히 내려가기로 한다.

▲ 하더클룸. 레스토랑(위)과 하더클룸에서 보이는 전경(아래)     © 뉴스다임

 

숙소로 돌아오니 룸메이트인 일본인 할아버지가 바느질을 하고계신다.

아, 패러글라이딩이다.

아버지의 눈이 반짝인다. 무언가 물어보고 싶어 하신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고로 도움을 요청하신다. '아, 패러글라이딩을 하기로 했었지'

사실 한국에서 한번 해보고 이번에 한다면 두 번째이다.

 

나고야에서 온 할아버지는 자기의 기구를 가지고 다니면서 해외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신다고 한다.

전형적인 일본 사람의 느낌이다. 굉장히 검소하다. 자기의 기구를 가지고 세계를 돌아다니면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을 법도 한데 조그마한 호스텔에 머무른다. 멋있는 분이다.

그래서 결국 물어본다. 스위스에서 가장 패러글라이딩 하기 좋은 곳이 어디인지.

할아버지는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다. 그린델발트의 피르스트라고 한다.

인터라켄도 좋지만, 인터라켄보다는 피르스트라고 한다. 체르마트 쪽은 비싸기만 하다고. 다만 피르스트는 고지대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기상조건이 나쁘면 비행할 수 없다고 한다. 반대로 인터라켄은 어느정도 구름이 끼어도 가능하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여기저기 뛰어다니시더니 관련 자료를 한가득 주신다. 그리고 피르스트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도록 업체 관계자와 연결시켜 주셨다. 엄청 친절하시다.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내일 오후 날씨가 흐려 오전에 패러글라이딩을 하기로 한다.

원래는 오전에 융프라우에 오를 생각이었지만, 일정을 바꿔 오전에 그린델발트 피르스트에서 비행을 하고 오후에 융프라우에 오르기로했다.

아침 8시 반, 리셉션이 열리자 마자 업체와 통화하여 비행 일정을 잡는다. 오후는 날씨가 좋지 않아 10시에 만나기로 한다. 리셉션에서는 지금 이동해야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부랴부랴 이동한다.

9시차를 타고 그린델발트로 이동하니 9시 30분이 넘어간다. 피르스트까지 급히 가야하니 뛰어가는데 앞에서 한 사람이 붙잡는다. 패러글라이딩 하러 오신분 맞냐고 묻길래 맞다고 한다.

피르스트 까지는 케이블 카를 두 번 타야 한다. 피르스트에서 비행하고 그린델발트에 착륙하므로 편도 티켓을 구입하면 된다.

그린델발트에서 파일럿들과 같이 피르스트로 이동한다.

▲ 그린델발트역에서 내려 케이블을 타고 피르스트로 올라가는 중 산이 아름답다.     © 뉴스다임

 

피르스트에서 내리니 언덕 한쪽에 파일럿들이 기구를 펴고 대기하고 있다.

저쪽에서 파일럿 하나가 나보고 오라고 한다. 가서 안전 보호구를 착용한다.

파일럿 이름은 크리스. 두 번째 타는 거지만 언제나 무섭다.

20분 타는데 180스위스 프랑이다. 한국에서 15분 타는데 8만원이 들었는데 20분에 20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다. 싼 금액은 아니지만 물가를 고려한다면 그렇게 비싼 금액은 아니다. 게다가 스위스 하늘에서 경관을 보는 것이 흔한 기회는 아니니까. 마침 날씨도 돕는다.

한국에서 탈 때는 시작할 때 언덕 아래로 뛰라고 하는데, 크리스는 걷다가, 걷다가, 걷다가 뛰라고 한다.

 

모든 안전고리를 매고, 파일럿의 지시에 따라 걷는다. 걷는다. 걷는다. 그리고 뛴다. 뛴다. 뛴다.

내 발이 지면으로부터 떨어진다. 내 무게를 다리가 아니라 엉덩이가 지탱한다.

내가 앉아있는 가방으로부터 패러글라이딩 기구까지 무게가 전달된다.

하늘 위에서 아래를 내려본다. 내 발 아래로 나무들이 있고, 소들이 풀을 뜯는다.

바람을 탄다. 바람을 타고 위로 아래로 움직인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선회한다.

하늘을 나는 느낌은 언제나 즐겁다.

기류가 강하면 무섭다. 파일럿은 이야기한다.

You will die, but not today. Not today

골짜기 너머로 아이거 산이 보인다.

▲ 피르스트에서의 비행 "아 나는 날고 있다!"     © 뉴스다임

 

하늘 위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파일럿과 이러 저러한 이야기를 한다.

머리 위로 스위스 공군 전투기가 날아간다. 다리 아래로 다른 파일럿들과 기구들이 보인다.

사진을 많이도 찍는다. 동영상도 찍는다. 마지막에는 기구를 움직여 스릴있게 해준다.

내려와서 사진을 보니 멋있게도 찍혔다. 동영상과 사진 합해서 20스위스 프랑이다.

약 2만5천원정도 하는 돈이다. 이정도면 괜찮다.

 

파일럿인 크리스가 잘해주었다.

제일 먼저 비행하기 시작해서 제일 늦게 착륙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높게 떠있었다.

가족중에 내가 사진이 제일 많다. 동생 18개, 아버지 36개, 나 70개. 거의 두배씩 차이난다.

동영상은 모두 2개씩. 동생 파일럿은 직접 조종도 하게 해주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사진들이 많다. 서로의 사진을 확인하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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