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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기획]'지성이'가 발로 쓴 유럽사진첩<22>

다섯(5) 호수의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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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대학생 기자
기사입력 2017-08-08

군 입대를 앞두고 황금 같은 공백의 시간을 얻었다.

이 백지 위를 무엇으로 채울까 고민하다 배낭 싸 메고 꿈에 그리던 유럽 대륙으로 떠난다.

하얀 백지 위에 지성이가 담아 내는 유럽의 사진첩을 함께 보자.<편집자주>

 

인터라켄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니 체르마트가 나온다.

인터라켄과 체르마트가 이번 스위스 여행의 주 요리 이다.

체르마트는 청정지역으로 허가된 전기차 외에 화석연료로 작동하는 자동차는 운행할 수 없다.

체르마트의 핵심은 마터호른, 들판 한 가운데에 불쑥 솟아난 뿔이라고 하여 마터호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토블론에 그려진 로고이다. 파라마운트 영화사 로고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 파라마운트 로고에 쓰인 산은 마터호른이 아니라고 한다.

숙소에 짐을 풀고 오늘은 트래킹을 하기로 한다.

 

체르마트에서 푸니큘라를 타고 수네가 파라다이스까지 이동한다.

수네가 파라다이스에서 케이블 카를 타고 블라우헤르트까지 이동한 후, 케이블 카를 갈아타고 로트호른 파라다이스까지 이동한다.

로트호른 파라다이스에서는 마테호른과 주변의 깎아지른 산들을 볼 수 있다.

▲ 로트호른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 뉴스다임

로트호른 아래로 구름이 깔린다. 맑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중의 공기가 바람을 타고 산기슭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산 위에 구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영서지방의 높새바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보니 마터호른 꼭대기에 구름이 걸려있다. 금방 보일 것 같으면서도 안 보인다. 그렇게 마터호른은 쉽게 맨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날씨는 분명 맑은데 마터호른이 보이지 않으니 마냥 아쉬울 뿐이다.

로트호른은 주변의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마터호른과 반대방향 저 멀리 융프라우가 보이기도 한다. 융프라우 방향은 만년설이 쌓여있는 반면에 바로 옆 산은 흙과 암석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산도 있다.

 

로트호른에서 블라우헤르트로 이동해서 트래킹을 시작한다. 트래킹 코스는 매우 다양한데, 우리는 다섯(5) 호수의 길을 걷기로 한다.

블라우헤르트-슈틸리제-그린지제-그륀제-무수지제-라이제-수네가 까지 오는 여정이다.

슈틸리제, 그린지제, 그륀제, 무수지제, 라이제 5개의 호수를 도는데 호수에 마터호른이 비치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기대감에 흥분이 된다.

아래로 내려가는 하산 트래킹이고 날씨도 덥지 않고 트래킹하기 너무 좋다.

주변의 풍경도 좋다. 이런 트래킹이라면 얼마든지 하겠다.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이정표도 잘 설치 되어있다.

 

첫 번째 도착지는 바로 슈틸리제

도착하자마자 입이 쩍하고 벌어진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다.

맑은 호수 뒤쪽으로 푸른 들판과 산봉우리가 보이고, 맑은 호숫물은 그 들판과 산봉우리를 담고 있다. 말 그대로 그림이다. 정말로 아름답다.

▲ 첫 호수 슈틸리제     © 뉴스다임

호수는 그렇게 크지 않다. 오히려 연못 비슷한 느낌이다.

깊이도 깊지 않다. 조그마한 물고기 ‹捉湧몰려다닌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호수를 한바퀴 돌아본다. 반바퀴쯤 도는데, 이건 더욱 예술이다.

호수 안에 마터호른이 있다. 구름화장을 한 마터호른이 슈틸리제 호수 안에 들어와 있다.

인터넷 사진 속으로만 보아왔던 풍경이 내 눈에 담기는 순간이다.

▲ 슈틸리제와 마터호른. 구름으로 분칠한 마터호른이 보인다.     © 뉴스다임

슈틸리제에 빠져있던 정신을 수습한다.

오늘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니 비가 오기 전에 호수 다섯 군데를 모두 보고 숙소까지 가야 한다.다음 호수인 그린지제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린지제까지 가는 길은 복잡하다. 내리막길인데 길이 꼬불꼬불 한없이 내려간다.

이정표를 보고, 지도를 보고 한참을 간다. 한참을 가는데 위쪽에서 한국인 모녀가 그린지제로 가는 길을 물어본다. 로트호른에서부터 따라왔던 일행이다.

돌아서 오라고 길을 가르쳐준다. 우리는 이정표 대로 왔으니까. 그리고 중간중간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서 왔다. 그렇게 계속 정신없이 이동한다.

30분에서 45분 정도 걸었던 것 같다. 블라우헤르트에서 슈틸리제까지는 20분 정도면 이동했는데 길이 꼬불꼬불한 내리막길이라 조금 더 시간이 걸린다.

한참 아래로 그린지제가 보인다. 조그맣게 보인다. 별거 없어 보인다.

그래도 일단 가보자.

한참을 가니 호수가 나타났다. 그린지제다. 입구에서 보니 정말로 별거 없다.

동생은 힘든지 입구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나와 아버지는 호수를 한 바퀴 돈다. 한 바퀴를 도는데, 역시나 예술이다.

동생에게 호수 반대쪽으로 와보라고 이야기 한다. 감탄한다. 걸작이다. 전문 사진작가가 찍어놓은, 인터넷에서나 있을 법 한 그림이다.

▲ 그린지제와 마터호른, 인터넷에서 가져온 사진이 아니다. 직접 찍은 사진이다.     © 뉴스다임

 

잔잔한 호수에 하늘이 비친다. 나무도 비친다. 나무 사이로 마터호른도 비친다. 역시나 수줍은 새색시처럼 구름 분칠을 하고 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마터호른의 민낯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음 호수인 그륀제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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