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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北 평창올림픽 참가, 북한 사회에 엄청난 파급효과 일으킬 것"

탈북민들로 구성된 '코리안드림 탁구단' 이정숙 단장을 만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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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1-15

북한 선수단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가 확정되고 남북 고위급 회담, 실무회담이 연달아 성사되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 선수단, 예술단, 응원단 등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이들을 가장 뜨겁게 반기는 이들이 있다. 북한에서 목숨 걸고 한국으로 넘어온 탈북민들이 바로 그들이다. <뉴스다임>은 2005년에 탈북해 2015년 탈북민들로 구성된 '코리안드림 탁구단' 창단, 현재 '코리안드림 탁구단' 단장으로 활약 중인 이정숙(가명) 단장을 만났다.<편집자주>

 

 

▲ 지난해 11월 성황리에 치러진 제6회 코리안드림 한반도 탁구 대축제     ©사진제공: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

 

   

- 탁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 북한에 “전 국민이 체육을 대중화·생활화 하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북한 사람들에게 스포츠는 굉장히 보편적이다. 나는 부모님의 권유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탁구를 치게 됐다. 그때 꿈이 비행기를 타고 여러 나라를 다니는 것이었다. 북한에서 비행기를 타고 해외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은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길뿐이었다.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정말 오랜 기간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나 나보다 더 잘 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 결국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하고 고향에 내려왔다. 

 

그때 꿈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항상 마음 속 깊이 남아 있었는데 한국에 와서 그 아쉬움을 싹 풀었다. 지금은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시합 차 해외에 자주 나간다. 북한에서 못 한 것들을 남한에 와서 다 하고 있다.

 

- 한국에서 어떻게 탁구를 계속 하게 됐나?

 

▶ 북한에서 어렸을 때부터 선수생활을 했지만 성인이 돼서는 탁구를 치지 않았다. 그러다 한국에 왔고 어느 날 길을 가는데 ‘탁구’라고 써 있는 탁구장 간판이 보였다. 그때 한국에서 처음 탁구를 쳐봤다. 25년 만에 라켓을 잡은 것인데도 어릴 적 실력이 나오더라. 

 

이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이용하는 체육시설에서 주민들과 탁구를 치는데 그곳 사람들이 “여기서 할 게 아니라 더 실력이 좋은 사람들과 칠 수 있는 곳으로 가보라”고 하더라. 내 실력에 맞는 탁구장을 찾아 몇 차례 옮겨 다니다가 한 사설 탁구장을 발견하게 됐다.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탁구를 치면서 시합에도 나가게 됐다. 자연스레 실력이 좋아지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현재는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과 심판 자격증을 따서 6년째 탁구를 가르치며 선수생활도 하고 있다.

 

- 현재 단장으로 있는 코리안드림 탁구단은 어떻게 설립하게 됐나?

 

▶ 2014년 한 체육센터에서 탁구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현재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 이동훈 사무국장이 그곳에 행사 장소를 섭외하러 왔다. 이 국장이 탁구대도 만져보고 장소를 둘러 보길래 어떻게 오셨냐고 물어봤더니 북에서 오신 분들만의 탁구대회를 연다고 말했다. 너무 놀랐고 조심스럽게 나도 북한에서 온 사실을 밝혔다. 그렇게 해서 치러진 탁구대회가 ‘한반도 탁구 대축제’였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그 이후 이 국장과 참가자들 중 우수한 선수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탁구단이 만들어졌다.

 

- 코리안드림 탁구단의 앞으로 목표는?

 

▶ 현재 22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는데 공식 리그에서 높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로는 5명이 있다. 스포츠는 가장 정직하고 냉정하다. 공평하고 정직한 조건하에 탈북자들이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그것만으로도 남북 모두에 큰 의미가 있다. 이들이 잘 적응하고 멋있게 활동하는 모습을 한국 사회에 보여줄 수 있고, 그와 동시에 탈북자들의 자존감도 높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단원들이 나처럼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남한은 자격증이 없으면 작은 공공기관이라도 써주지 않는다. 자격증을 취득해서 탈북자들이 각 지역에서 탁구를 잘 가르쳐주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배우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이 되지 않겠나. 탈북자를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 평창 동계 올림픽에 북한 선수들이 참여하게 됐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 함께 합숙하며 고생했던 선수촌 후배들이 온다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한국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팬들의 비난 정도로 그치지만 북한은 정치적으로 매장당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들도 익히 알고 있듯 아오지탄광을 간다던지 말이다.

 

과거에 북한 축구팀이 일본과의 원정경기에서 완패하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짐도 못 풀고 축구팀 13명이 그대로 탄광으로 끌려가 일주일간 반성문을 쓰고 노역을 했다. 한국에는 ‘다른 나라는 몰라도 일본에겐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국민의식이 있듯, 북한에서도 반드시 이겨야할 상대가 있는데, 바로 한국과 일본이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실력 차이나 특별한 상황이 있으면 몰라도, 그 안에서 갈등이 일어났거나 팀워크에 문제가 있어 졌을 경우, 더구나 그 경기가 다른 나라에까지 크게 이슈가 됐다고 하면 스포츠가 아닌 정치 문제가 돼버린다. 이들이 거기서 졌을 때 벌어질 가슴 아픈 상황을 알기 때문에 ‘제발 한 골이라도 넣고 왔으면’ 하고 응원할 수밖에 없다.

 

- 북한 선수가 한국에 왔다 가면 북한 사회에 어떤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하나?

 

▶ 북한 선수단이 한국에 오면 도착한 순간부터 화려한 불빛과 조명, 고급 호텔과 식사, 친절한 사람들의 웃음 등 접하는 모든 것에서 엄청난 감동을 받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한국에서 받은 환대와 겪은 것들을 북으로 돌아가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이야기하지 않겠나. 이것이 북한 사회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이라 생각한다. 천명이 왔다 가면 마치 5천명이 왔다간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북측에서 입단속을 하고 각서도 쓰게 하지만 그렇다고 가족들에게 이야기 안하겠나.

 

부디 와서 자신들이 얼마나 열악한 사회에 살면서 스포츠를 하고 있는지 많은 것을 느끼길 바란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에 오는 걸 너무나 환영한다.

 

- 평창 동계 올림픽에 관람하러 갈 계획이 있나?

 

▶ 물론 갈 것이다. 북한 선수들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들이 왔을 때 탁구 경기를 보러 갔다. 북한의 김혁봉·김정 선수가 혼합복식에서 우승을 했는데 가까이에서 그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옆에 지나갈 때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인사를 건냈는데 웃으면서 “안녕하세요”라고 화답하더라. 북한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니 가지고 있던 생수도 주고, 손도 만져주고, 어깨도 두드려주고 싶었다. 비록 그 선수들은 내가 북한에서 온 줄 모르지만 나에겐 그들이 같이 고생했던 후배들이지 않나. 이번 올림픽에 선수들이 오면 그런 것까진 꿈꾸지 않지만, 와서 좋은 성적을 내고 사고 없이 잘 돌아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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