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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통일이 되면 매일 가족들과 같이 밥 먹는 게 꿈”

탈북민들로 구성된 '코리안 드림 탁구단' 이정숙 단장을 만나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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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1-17

북한 선수단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가 확정되고 남북 고위급 회담, 실무회담이 연달아 성사되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 선수단, 예술단, 응원단 등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이들을 가장 뜨겁게 반기는 이들이 있다. 북한에서 목숨 걸고 한국으로 넘어온 탈북민들이 바로 그들이다. <뉴스다임>은 2005년에 탈북해 2015년 탈북민들로 구성된 '코리안드탁구단' 창단, 현재 '코리안드림 탁구단' 단장으로 활약 중인 이정숙(가명) 단장을 만났다.<편집자주>

 

 

▲ 코리안드림탁구단원들. 통일부 직원들과 함께     ©사진제공: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

 

 

- 남한에 오기 전에 상상한 한국의 모습이 있었을 텐데 와서 보니 어떤가?

 

 북한에서는 한국 TV 프로그램 등을 구해서 보는 것 외엔 쉽게 한국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런 것들을 통해 한국 사회의 화려한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되고 그에 대한 로망을 갖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꿈일 뿐이다. 한국에 와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나 또한 병아리가 달걀에서 깨어나서 바깥 세상을 해쳐나가는 심정으로 살고 있다.

 

북한 체제에 수십 년을 살아왔기 때문에 막상 한국에 왔을 때 한국 사회와 안 맞아 힘들어 하는 분들도 많다.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일을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먹고 살았는데 한국에서는 내가 일한 만큼 벌고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으니 적응을 못 하는 경우가 꽤 있다. 오히려 사회주의 체제에 맞는 사람들은 거기서 사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든다. 

 

- 한국에 온 것을 후회한 적은 없나?

 

 가족이 보고 싶을 때는 마음이 안 좋을 때도 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태어난 것은 내 선택이 아니지만 한국에 온 건 내가 선택한 것이지 않나. 내 선택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는다.

 

한국이 이 정도로 발전하기까지 벽돌 한 장 올린 적 없고, 한국에 올 때 만 원짜리 한 장 안 가지고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온 그날부터 환대를 해줬고 교육을 해줬고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게끔 기본적인 것들을 제공해 줬다. 이렇게 지원해준 한국 정부와 사회단체들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에서는 탈북민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하는 사례도 있다. 이건 탈북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라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하고 자살하기도 한다. 탈북민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볼 것이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다 똑같다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

 

탈북민들 중에는 한국 정부에 이걸 해달라 저걸 해달라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탈북민들을 여기 저기 채용해달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탈북민이든 아니든 똑같은 기준으로 채용하고 동등한 조건으로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탈락하면 어쩔 수 없다. 만약 탈북민의 능력이 더 탁월한 상황에서 차별대우를 받고 채용에서 떨어졌다면 그건 문제가 된다. 우리를 편견을 갖고 대하거나 깎아내리는 것에 대해선 싸워야 한다. 그러나 우격다짐으로 탈북민들의 혜택을 주장하는 건 잘못됐다. 정부는 탈북민이 아닌 다른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지원을 해 줘야 한다. 우리 말고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계속 달라고 요구하는 탈북자들의 목소리가 들릴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든다.

 

그래서 후회라는 게 있을 수 없다. 개인이 계속 발전해나가야 하고 이 사회와 같이 발전해나가야 하는데 후회할 시간이 없다. 한국에 온 것을 후회한다는 건 노력과 발전 없이 그저 정부의 지원과 보살핌을 바란다는 뜻과 같다. 

 

- 통일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아주 소박한 꿈일 수도 있지만 가족들이 매일 다 같이 밥상에 모여 밥을 먹고 싶다. 한국에 와서 한식 자격증도 땄다. 자격증 따면서 배운 걸 부모님께 요리해드리고 싶다. 늘 그렇게 아침, 점심, 저녁 같이 가족들과 식사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오히려 통일이 됐을 때 한국에서 모아둔 돈으로 부동산을 산다든지, 부를 꿈꾼다든지 이런 건 통일이 되면 남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생각할 필요가 없다. 물론 통일에 대해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어떤 식의 통일이 될지, 통일이 된 후 정책과 제도, 법률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물질적인 포부보다는 그저 가족들을 만나 함께 하고픈 마음뿐이다.

 

- 가족에 대한 마음이 가장 크겠지만 왜 통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통일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흔히 통일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왜 처음에 들어가는 초기비용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북한에 묻혀 있는 무한한 자원과 기술을 활용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당장 닥친 현실적인 문제만 생각한다. 

 

지금도 중국과 러시아에 엄청나게 많은 자원 등을 빼앗기고 있다. 나진·선봉 경제 무역 지대만 해도 나중엔 외국 자본들이 다 먹어버릴지도 모른다. 

 

미국과 중국이 왜 강국이겠는가. 기본적으로 인구가 많아서 그런 것 아니겠는가. 남한 5천만 인구와 북한의 2500만 인구가 합쳐지는 것이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또한 지리적으로도 러시아와 중국으로 바로 연결되니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편리해지고 발전적으로 바뀌겠는가.

 

그리고 남북이 너무 가슴 아픈 시기를 오랫동안 겪었다. 이산가족이 생겼고 탈북자가 생겼고 납북자 가정이 생겼다. 얼마나 가슴 아프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당연히 통일이 돼야하지 않겠나. 통일이 왜 돼야 하냐고 묻는데, 너무 아픈 질문이다.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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