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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밀크씨쓸'

이국땅서 한국의 기미(氣味)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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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 기자
기사입력 2018-02-17

▲ 밀크씨슬    © 이영환 기자

▲밀크씨슬     © 이영환 기자

▲ 밀크씨슬    © 이영환 기자


이국의 풍광이란 참으로 기이한 것이다. 작은 것을 보고 접해도 새롭고 신기한 것이 마음을 비워내게 하고 감사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여행의 마지막 스페인 마드리드 외곽지역에서의 하룻밤은 길었다. 입안이 헤지고 치즈 먹고 놀란 속은 5번이나 체했다. 함께한 일행에게도 미안한 그 밤이 지나간다.

 

이곳에 익숙한 일행의 안내로 늦은 2시 근처 산책길을 나서본다. 늘 지나고서야 느끼는 거지만 그때 좀 많이 사진을 찍어둘 걸 하는 아쉬움을 느껴본다. 사진이 스토리를 따라가지 못하고 글만 달리고 있다.

 

사람 사는 곳이 그러하듯 평범한 거리, 맑은 하늘, 한가한 바람은 참 고즈넉하다 싶을 정도로 고요한 그런 곳이었다. 우리의 가는 길은 언덕을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가는 길에 이것을 보게 될 줄이야. 밀크씨슬(milk thistle)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엉겅'퀴라고 부르는 야생잡초 혹은 산야초다. 

 

나의 놀람은 일행을 멈추게 만들었다. 얼마나 유명한 식물인지 얘기해주니 그제서야 반기는 눈치들이다. 인터넷을 검색보라. 일체 간병에 놀라운 효력이 있다고 글로 도배를 해 놓았다. 일명 대계초라고 부르는 것으로 한약재로도 쓰인다.

 

만물의 이치를 알면 천통만통이라고 했듯이 이 풀 속에 치유의 비밀이 다 들어 있다. 밀크씨슬의 사포닌에는 다양한 맛이 숨겨 있는데 짜고 시고 쓰다. 집중하지 않고 맛을 보면 쓴맛을 보리라. 웃음이 나온다. 얼마나 귀한 맛인지 나만 알고 기쁨을 누려본다.

 

만유의 기운이 짠맛으로 응축되면 굳은 것을 풀어주고 더럽고 탁한 것을 청아하게 해 주며 신맛의 서늘한 기운은 혼(魂)을 안정시켜 마음이 들뜨고 불안한 것을 잡아준다.

 

마지막으로 쓴맛은 굳세게 일어서는 힘을 주는데 위가(胃家)의 에너지 순환을 순리롭게 이끌어주는 신비한 맛이다. 궁리 속에 미루어 헤아려 보면 생명을 살리는 맛임을 함께 누리게 되리라 기대해 본다.

 

천(擅)하다는 것이 무엇일까? 지멋대로다. 정처가 없고 룰(rule)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헤픈 마음씨. 저 천한 것을 잡초라 부른다. 그러나 천지엔 천한 것이 없다.

 

그것을 그렇게 바라보는 그 눈이 천한 것임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천한 만물 앞에서 한없이 천해지는 나의 그림자를 한껏 밟으며 남은 길을 또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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