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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리뷰] 스스로 서 있는 고목처럼...'있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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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산 북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21-01-16

 

'있는 그대로' 책 표지     ©뉴스다임

 

『있는 그대로』  정범석 지음/ 다락방 펴냄

 

상선약수(上善若水).

무릇 '흐르는 물처럼', 타는 목에 물 넘어가듯 술술 잘 읽혀지는 글이 최고의 글이 아니겠는가!

 

정범석 작가는 첩첩산골에서 태어나 공부를 해야 할 나이에, 일찍부터 생업의 전선에 나서야 했다. 막노동을 비롯해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았고 한때는 유럽과 미국 등 낯선 타지에서 장기간 머무르며 맨몸으로 동분서주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도 돈, 권력, 명예 등 세상적 가치나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오면서 삶의 현장에서 발견한 나만의 행복, 나답게 사는 길을 이야기한다.

 

글의 소재에는 제한이 없다. 정치, 종교, 문화와 예술, 인간관계. 애틋한 부모와의 사연을 추억 하다가 어떻게 자녀를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지혜를 나눠준다.

 

오롯이 작가가 날 것으로 경험하고, 삶을 통해 직접 깨달은 것들이기에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면서 이 모든 것이 천의무봉(天衣無縫)으로 엮어져 있음을 보게 된다. 

 

이 책의 프롤로그는 그 자체로 '압권'이다. 책 제목 '있는 그대로'의 'this is me'를 말하는 데 그 필력이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배움이 짧았습니다”라고 말하는데 이 또한 스스로를 포장하기 바쁜 사람들과 다른 겸손함과 힘이 배어 있다.

 

"환갑이 훌쩍 넘어 이제는 고목이 되었습니다.

고목이 되도록 살았다면 못생기고 못난 나무입니다.

못생기게 태어나서 고목이 된 것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

 

'못생기고 못났다'는 작가의 말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날 그날의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했음을 역설적으로 반증한다. 첩첩산중 가파른 벼랑 끝에 스스로 서 있는 고목처럼 말이다. 전쟁 후 척박한 이 땅에 스스로를 존재시켜야했던 우리 부모 세대의 삶 또한 그러했으리라.

 

온실 속에서 쭉쭉 뻗어 잘 관리된 나무보다 벼랑 끝 당당히 서 있는 고목의 값이 더 비싼 이유가 그와 같을 것이다. 벼랑끝 고목처럼 스스로 서 있는가를 반문해 보게 된다.  

 

힘들고 어려울 때 친구에게 위로를 받는 것은 그 때 뿐입니다. 

그 친구 또한 아등바등 살아가는 인생이기에 힘이 약합니다.

자신 스스로에게 힘을 받아야 하고 힘을 길러야 합니다.

 - 본문 중에서 -

 

이런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간다.  

 

자신을 귀하게 여기십시오. 별 볼 일없는 사람처럼 취급하면 안 됩니다. 

나 자신에게서 힘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 본문 중에서 -

 

너 나 할 것 없이 힘든 이때 스스로 설 힘이 없다면 작은 충격에도 무너질 것이다.

나를 지킬 힘을 찾아서 키우고, 나만의 색으로 나만의 아름다운 모양으로 존재시키는 것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에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가을처럼 늙어가고 싶습니다.

얼마 안 남은 저의 시간이 벅찬 감동처럼 아름답기를 희망합니다.

 - 본문 중에서 -

 

이 책을 읽다보면 고희를 바라보는 '고목'의 나이에도 무엇을 새롭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작가처럼 식지 않는 열정으로 삶을 잘 만들어 가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명제는 누구나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는 숙제이다. 정범석 작가의 '있는 그대로'는 이러한 숙제를 풀어가는 데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또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찾아서 '있는 그대로' 나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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