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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으로 본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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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서 대중문화평론가
기사입력 2021-01-23

사실 바둑만큼 한국과 일본 및 중국의 위상이 급변하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도 드물다. 한국은 전자, 철강, 조선, 반도체 부문에서는 일본을 앞서고 있으며 자동차, 기계 부문도 일본과의 격차는 거의 없다. 이러한 하드 파워 분야뿐만 아니라 K-POP으로 대변하는 소프트 파워도 일본을 압도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바둑으로 바라본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에 대해서 살펴본다.<편집자주>

 

 

한국 바둑의 현재와 미래

 

이세돌의 전성기는 2014년까지였다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 바둑의 황금기 시절에는 세계 최강 이창호 옆에 조훈현과 유창혁이 국제 기전의 우승을 나누며 이창호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는데 이세돌의 전성기 때는 그런 역할을 해줄 기사가 없었다.

 

이창호는 2007년 이후로 국제 기전에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이세돌과 같은 시기의 기사들은 최철한이 6회 응씨배에서 우승했을 뿐 조훈현과 유창혁만큼의 존재감을 나타낸 기사가 없었다.

 

이는 농심신라면배 국가 대항전의 결과에서도 확실히 드러나는데 2012년까지 진로배의 전적까지 포함하게 되면 한국우승 16회인데 비해 중국은 2, 일본은 1회에 그쳤다.

 

게다가 1990년대 한국은 진 적이 없다그런데 이세돌의 기량이 하락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한국은 단 한 차례의 우승에 그쳤다국가 대항전이 아닌 일반 국제 기전에서도 중국의 독주를 막는 정도의 상황이다.

 

이세돌의 바로 뒤를 이은 박정환과 2020년 국내 랭킹 1위 신진서가 이세돌만큼의 파괴력이 없을뿐더러 허리층이 너무 얇다현재 세계 랭킹 20위권에서 신진서와 박정환을 제외한다면 신민준 한 명만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실 미래는 더 암울해질 전망이다한국의 바둑이 인구수 2.4배의 일본은 압도하고 있지만 인구수 30배에 육박하는 중국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바둑은 철저한 개인전이기에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과 같은 불세출의 기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한국 바둑 인구의 몇십 배에 달하는 중국에서 쏟아지는 기사들을 인력풀면에서 당해낼 수가 없다더군다나 중국 바둑계의 현실은 1980년대 후반의 한국과 유사하다.

 

인구 많은 것을 제외하고는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중국이 국제 기전에서 연이어 우승하자, 중국인들은 열광하고 바둑 인구는 계속 유입이 되는 상황이다한국에는 동아시아에서만 인기가 있는 바둑을 제외하더라도 K-POP, K-드라마를 비롯해 E-스포츠 등 젊은 층이 자부심을 충족시키고 관심도 가질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존재하기에 바둑 인구수는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 선수와 연봉을 비교해봐도 잘 나타난다1990년대 초에 국보급 투수였던 선동렬이 프로야구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받았을 때 바둑기사들은 응씨배 하나만 차지하더라도 우승 상금이 45천만 원이었다.

 

2020년 현재 프로야구 이대호가 계약금을 제외한 순수 연봉이 25억 원인데 비해 국내 랭킹 1위 신전서는 85천만 원이고 그나마 9위권 이하는 1억도 넘지 못했다.

 

바둑은 동아시아를 제외하면 인지도 자체가 낮기에 다국적 기업들에게 스폰서나 광고를 부탁하기에 한계가 있고 연관 산업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미미하기에 바둑의 부흥을 위해 국가에 지원을 요청하기에도 명분이 취약하다.

 

일본, 국제 기전에서 들러리로 전락

 

이런 상황은 일본도 다르지 않다. 그나마 한국 기전은 숫자는 줄었지만 우승 상금 등 대회 규모는 커지는데 일본 기전의 우승 상금은 1980년과 지금 변함이 없고 일본에서 만들어진 국제 기전들은 일본 기사들이 우승하지 못하니 전부 폐지가 되었다.

 

이렇게 일본이 국제 기전에서 철저히 들러리로 전락하니 바둑 인구수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한국이 일본은 극복했는데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는 상황이 바둑계에서 판박이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 아닌가1970년대의 군사 정권이 채택한 가장 잘못된 경제 정책 중 하나가 자전거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 나라가 2차 세계 대전에서 최초로 제트기를 생산한 나라와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경쟁을 펼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기, 전자, 반도체, 백색가전, 조선, 자동차, 배터리 등 위대한 한국인들은 그들의 인구보다 2.4배가 많고 기술격차가 무려 50년 이상인 일본을 앞질러 버리고 말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상에 헬조선이라는 말이 젊은 층들 사이에 유행이 되었다그러나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서 한국만큼 정부와 민간이 협조해서 방역에 성공한 나라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젊은이들이 인식하면서 인터넷상에서 헬조선이란 단어도 어느덧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당장은 중국을 극복하기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그렇지만 우리 한국인은 언젠가 해답을 찾을 것이다늘 그랬듯이.

 

 

 

바둑, 조훈현, 조치훈, 이창호, 유창혁,서봉수, 이세돌,알파고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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